병원급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입원전담전문의'를 의무 배치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를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필수의료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병동 내 진찰, 경과 관찰, 투약, 처치 및 안전관리, 환자·보호자에 대한 정보 제공 등 입원 치료 전반을 담당하는 전문의란 뜻으로 입원전담전문의에 관한 법적 규정과 정의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또 병원급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입원전문전담의를 의무 배치해야 하고, 이 경우 국가와 지자체가 이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전담전문의를 두도록 권고했다. 이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전담전문의 배치 및 운영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는 입원전담전문의의 배치와 배치 확대, 입원전담전문의의 원활한 수급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지원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거나 단체의 설립·운영도 장려할 수 있다.
현재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고용하고 있지만 법적 의무나 설치 기준 등은 없는 상태다. 이에 개정안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확산시키려는 것이다.
이종성 의원은 "입원진료서비스의 안정성과 질 향상을 위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보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시행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담당 의사의 확보와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면서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시행과 확대를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지원을 하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함으로써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정착과 보건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1년 1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한 결과 재원일수 단축과 의료비용 절감, 병원 관련 위해 저감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성과평가 연구용역(3단계)' 보고서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한 입원 건이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재원일수가 평균 0.36일 감소했다. 의료비용은 9만717원 줄었고 병원 관련 위해는 6.8%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인 경우 그 효과가 더 컸다. 재원일수는 0.53%, 의료비용은 11만6833원, 병원 관련 위해는 14.0% 각각 감소했다. 환자 만족도도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3.3~7.9배 높았다.
통상 입원환자의 경우 전공의가 환자를 담당하는데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을 경우 전공의보다 숙련도가 높은 전문의가 환자를 보게 돼 긍정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경우 의사의 업무량이 분산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전문의 인력 확보, 개선 방안 수립 등 후속 보완책이 미흡한 문제로 사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2021년 12월 기준 377개 종합병원 이상의 기관 중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운영 중인 곳은 15.9%인 60개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전문의 중심의 입원환자 진료 환경 구축을 통한 필수의료 역량 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법안이 통과된다면 과도한 전문의·전공의 업무량을 분산시켜 보다 나은 필수의료 환경을 구축하고 환자들에게는 더욱 전문적인 입원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