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본사업으로 전환된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역할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신동호 교수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한 ‘현대의료에서의 입원의학의 가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입원진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입원의학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가 강조한 ‘입원의학 전문가’란 제너럴 케어(general care), 다빈도 질환, 중증 질환 전문가이면서 병원 진료 프로세스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는 전문의를 말한다.
신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부족한 의료 인력의 대체제가 아니라, 입원진료를 책임지고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성장해야 한다”며 입원의학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공동진료, 전문가주의, 리더십을 지목했다.
공동진료는 입원전담전문의와 외과의가 공동으로 환자를 보는 역할 분담 시스템이다. 공동진료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항생제 사용, 혈당 및 혈압 조절, 항응고 치료, 위험도 평가 등의 제너럴 케어를 맡고, 외과의는 수술과 상처 관리에 전념한다.
신 교수는 “공동진료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상 환자 선택, 입원전담전문의와 외과의의 역할 분담, 사전에 책임을 구분하고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복합 만성질환 및 고위험 환자군에 대한 수술과 입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머지않아 공동진료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입원진료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들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팀을 조직하고 회의를 진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입원진료를 책임지는 입원전담전문의가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입원전담전문의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의사소통으로 구성원들과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공통의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8가지였던 운영 형태는 ▲주간 5일 운영(1형) ▲주간 7일 운영(2형) ▲주간 7일 24시간 운영(3형)으로 간소화돼 운영되고 있다.
수가는 ▲1형은 1만5,970원 ▲2형은 2만3,730원 ▲3형은 4만5,640원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입원환자 진료’라는 제도 취지가 흐려졌다는 지적이 많다. 1형에서 시작해 2형, 3형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돼야 하는데 거꾸로 3형에서 2형, 1형으로 유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4시간 운영 형태인 3형은 전체 운영 병동 가운데 3% 남짓인 반면, 1형이 약 80%를 차지하는데다 갈수록 이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제도 운영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힌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휴가나 출장 등을 가려면 대체 전문의를 둬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고, 기존 전문의만으로 병동을 운영하다 번아웃으로 인한 의료진 이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인력 부족과 1형 운영 형태로의 쏠림 현상까지 드러나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 확산되고 안정될 수 있도록 관련 학회 및 연구회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행정, 연구,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며 병원을 혁신하고 입원의학의 가치를 입증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