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7. 메디칼타임즈] 입원전담의 본 사업 허니문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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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빈작성일자
2022-03-07 13:32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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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빈 세브란스병원 외과 진료교수(입원전담전문의)
[메디칼타임즈=정윤빈 교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본 사업이 시행되고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범사업과 비교하여 운영 기관(45→48개소), 운영 병동(90→147개), 입원전담전문의(249→276명)의 규모가 모두 소폭 증가하였으며, 본 사업 전환으로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쉬운 수가 수준과 제한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니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본 사업으로 전환된 지난 1년 간 현장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시범사업 내내 불안한 신분과 모호한 역할이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으나, 전문의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재정립하며 현장의 의존도는 점차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입원전담전문의를 직접 경험한 환자와 보호자가 늘어나며 제도에 대한 현장의 호응이 높아지는 것은 고무적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공적인 출발을 뒤로 하고 제도의 확대와 전문의 중심 진료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본 사업 2년차에 접어든 2022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아직은 부족한 현장의 인식과 제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의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것이야말로 현장의 필요성에 대한 방증이며,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더 많은 전문의의 참여를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성공적인 2022년을 위해 작은 숙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먼저 지난 1년간의 본 사업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제도의 성과와 보완점을 반드시 평가하여야 한다.
전문의가 직접 제공하는 의료의 질적 변화와 의료비용 변화, 환자 경험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각 기관, 진료과별로 서로 다른 운영 형태에 대한 비교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보완점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 평가 결과를 근거로 수가의 적절한 구조와 합리적인 보상 수준이 다시 논의되어야 하며, 제도의 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제한적 규정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시범사업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수가 체계와 운영 규정이 더 이상 제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며, 본 사업의 경험을 더해가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개선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수행하는 역할에도 변화와 확대가 필요하다.
제도의 운영 규정 상 입원전담전문의는 지정 병동에서의 진료 행위만 허용하고 있다. 외래·시술·수술 등이 불가능한 제도적 특성과 낮은 수가 수준, 진료 환자 수 제한으로 인해 인건비 보전이 되지 않는 문제로 각 의료기관이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를 통한 수익 모델 구축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역할의 수행을 통해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스럽게도 의료 현장에는 진료 행위 이외에도 전문의를 애타게 기다려온 수많은 과제들이 산재하고 있다. 그간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QI활동, 감염관리, 환자 교육, 현장의 업무 시스템 개선, 병원정보시스템 개선 활동 등을 수행하는데 있어 현장에 가장 밀착되어 있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를 주축으로 한 현장의 다양한 개선활동은 직접 진료 행위로부터 얻는 의료 이익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비용 개선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다양한 역할의 수행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한 가지 예로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재택의료 시범사업의 경우, 전문의·간호사·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팀이 주기적인 환자 관리와 교육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입원 중인 환자에서 교육을 시행하는 경우 입원전담전문의가 담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제한적 업무 규정 및 차등제 이중 적용으로 인해 입원전담전문의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현장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면 새로운 제도의 성공적 도입도,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 확대도 모두 이끌어낼 수 있다.
전공의 수련 및 학생 교육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병동에 상주하며 전공의와 지속적으로 접점을 갖는 전문의는 의학 교육 제공의 주체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현재까지 전공의 수련에 관련한 역할 수행은 매우 제한적이다. 반갑게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통한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을 목표로 지난 1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대한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가 모여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전공의 수련 교육에 대한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향후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입원전담전문의를 포함하여 전공의에 밀착된 수련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입원전담전문의는 현장에 가장 밀착한 전문가로서 장점을 가지며,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진료와 연구, 교육에 더해 업무 시스템 개선과 관리를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여야 한다.
본 사업 전환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허니문 기간은 이제 끝이 났으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장을 위해 2022년에 놓인 다양한 숙제들을 해결하고, 2023년을 위한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는 도전이 필요한 시기이다.
출처 : https://www.medicaltimes.com/Main/News/NewsView.html?ID=1146051&ref=naver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