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고질적인 간호사 부족이나 PA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표준운영 모델이 없고 낮은 수가 등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지난 23일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재와 미래’라는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는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8가지였던 운영 형태는 ▲주간 5일 운영(1형) ▲주간 7일 운영(2형) ▲주간 7일 24시간 운영(3형)으로 간소화돼 운영되고 있다.
장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병원 의사 인력풀 중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질환별 입원의료시스템의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예전에는 환자들이 명의를 찾았다가 지금은 병원 네임드를 중시하는 것처럼 미래에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병원을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제도 시범사업에 같이 참여했던 것도 입원전담전문의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던 것”이라며 “입원전담전문의는 보건의료 정책 결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직군이 될 것이고 향후 고질적인 간호사 부족이나 PA(Physician Assistant)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표준 운영 모델 부재, 수가 문제, 인력 부족 등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대 걸림돌로 꼽으며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민관 협력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확대가 정체되는 이유는 이 제도를 도입할 때 표준이 되는 운영 모델이 아직 없기 때문”이라며 “본사업 전환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의료기관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대형병원 운영 모델을 그대로 갖다가 쓸 수도 없다. (각각의 운영 형태들이) 의료현장의 수요에 맞춰 성숙해지고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치료법이나 가이드라인을 정립한 뒤 제도적인 서포트가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입원의학이 진료과별이나 여러 직역 간의 사람들과 접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분야인 만큼 포괄적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제도 활성화 방안이 제기됐다.
내과학회 최철원 기획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에 상주하면서 환자의 처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져서 환자·보호자 만족도가 올라갔고 간호 인력의 만족도도 함께 상승했다”며 “제도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고 내과학회 입장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한승준 교수는 “‘내년에도 입원전담전문의를 계속 하겠는가’라고 입원전담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명은 ‘계속 하겠다’고 답했다”며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에 대한 전공의들의 니즈가 높다”며 “현재 수련병원에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 정착되고 활성화되면 병원에 남아서 일하고 싶다는 전공의들이 많다”고 했다.
정부는 1년간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운영 평가 연구를 통해 제도의 실제적인 효과와 성과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황지민 사회복지사무관은 “입원전담전문의 청구현황을 보면 암환자, 중증환자 비율이 50% 정도로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중증 필수의료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제도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황 사무관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 운영형태별로 얼마나 임상적 효과가 다른지 불투명해서 분석을 정확히 해봐야 한다”며 “또 수가 조정은 얼마나 돼야 하는지, 입원기간, 합병증, 낙상, 골절 등은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환자·의료진 만족도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성과평가’ 연구과제를 공고했다. 예산은 8,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