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수가 현재보다 다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의 최대 화두가 입원전담전문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상급종병에 도전하는 병원들에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박미라 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박 과장은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주요한 지표가 될 입원전담전문의 기준은 ▲300병상당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수 ▲입원환자전담전문의팀 구성 등으로 이때 입원전담전문의팀 구성은 1형 주5일 주간 근무, 2형 주7일 주간 근무, 3형 주7일 24시간 근무로 나눠 오래 근무할 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박 과장은 “당초 150병상당 입원전담전문의 수를 평가하는 것이었는데 너무 과도한 기준이라는 지적이 있어 300병상으로 수정했다”며 “입원전담전문의팀 구성과 관련해서는 오래 근무하는 형태일수록 점수를 더 받게 되며 평가기간 중 입원전담전문의가 실제 근무하는 것을 체크해 근무하는 기간만 점수가 산정되는 형식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과장은 “이미 예비지표로 포함돼 있던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못한 병원들이 많다”며 “때문에 통상 지표 적용은 공식 설명회 전후로 나눠 설명회 후 (나오는 지표부터) 5기 지정평가에 바로 반영하는데,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지표는 적어도 올 연말까지 기다려 채용 상황을 본 후 지표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본사업 전환은 이미 됐지만 아직도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하지 못한 병원들이 많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채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4기 상급종합병원 기관 중 수도권 기관은 79%, 비수도권 기관은 53%만이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고 있다.
5기 지정평가에서 기준이 강화된 상대평가 환자구성상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상대평가 환자구성상태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한다. 이는 4기 지졍평가 44%에 비해 6%p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4기 지정평가 때는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44%만 돼도 만점을 받았는데 5기 지정평가에서는 50%로 상향, 6%p나 차이가 나다보니 대한병원협회 등에서 급격한 상향이기 때문에 완충적인 기준으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해 상급종합병원평가위원회에 (병협 측 의견을) 설명할 기회를 줬지만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평균 이상 의료기관의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이미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보다 낮춰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반영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을 높이는 대신) 경증환자를 지역 의료기관에 회송하는 비율을 평가하는 외래 경증회송률 지표를 넣어 의원 중점 외래질환자를 3% 이상 회송하면 만점을 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5기 지정평가부터 신설되는 영역인 공공성 지표에 대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관련 지표를 넣었지만 이후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앞으로 감염병 재난 상황,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대비해 현재 마련한 중환자실이나 음압병상을 유지해 달라는 취지로 만든 지표”라며 “가능하면 의료법상 기준보다 많이 확보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코로나 참여 기여도는 지역별 환자 발생률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권역별로 나눠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가지표 외 상급종합병원 수 확대와 관련해서도 박 과장은 상급종합병원 수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복지부 내 관련 부서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과장은 “의료기관정책과에서는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방향도 그렇게 잡고 있다. 다만 상급종합병원 확대는 재정 소요를 부르기 때문에 건강보험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재정 소요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아마도 내년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때는 (확대 여부가) 확정될 것 같다”며 “가급적이면 (확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과장은 6기 상급종합지정평가부터 평가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증환자진료 외 연구, 교육 등 상급종합병원에 기대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과장은 “권역 리더, 공공성, 연구, 교육 등 상급종합병원에 요구하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지금처럼 진료기능 중심으로 평가하는 체계에서는 연구, 교육, 공공성 관련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