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6. 데일리메디] "입원전담전문의, 정체성 확립·인식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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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빈작성일자
2022-08-18 16:43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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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병원들 사이에는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및 관리가 단연 화두다.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조건에 입원전담전문의가 포함되면서 지난 2017년 도입 이후 관심이 최고조다.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의료 공백과 입원환자 의료서비스 질(質) 향상을 기치로 도입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어느새 5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수급난을 겪고 있다. 제도 활성화를 바라는 정부 의지와 의료현장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일리메디는 국내 최초로 입원의학과를 신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한 인하대병원을 찾아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방향 등을 묻는 시간을 가졌다.
Q. 인하대병원 입원전담전문의 현황은 어떤가
이정환 교수 : 현재 외과계 교수 4명, 내과계 교수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과계에는 외과와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으며 내과계는 내과 및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포함돼 있다.
Q. 초기 대비 인원 변동이 어떤가. 전문의 충원에 어려움이 있나
이정환 교수 : 새로 충원된 인원도 있지만, 그동안 떠난 분들도 많다. 인하대병원 역시 충원이 쉽지 않다. 현재 인원으로는 업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한때 붐이 일어 지원자가 대폭 늘었던 적이 있다. 이후 떠났던 분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정체성 문제가 가장 컸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세부 분과로 가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염태순 교수 : 선입견이 남아 있는 느낌도 든다. 중증도 높은 입원환자도 봐야 하니까 일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는다. 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오신 분들은 고령의 만성질환 보유 환자인 경우가 많으니 봐야 할 수치도 많고, 긴 호흡으로 살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원을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다.
Q. 최근 지원자들은 어떤 장점을 보고 오는지
염태순 교수: 반대로 이야기하면 환자를 직접적으로, 깊이 있게 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입원환자를 전담하다 보니 많은 부분을 관리할 수 있다. 토탈 케어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된다.
김잔디 교수 : 외래를 봤을 때는 환자를 길게 봐야 3분 내외였다. 입원의학과에서는 환자의 시작과 끝을 볼 수 있어서 보람이 된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차원도 있다.
이정훈 교수 : 외과의 경우에는 외과 전공을 했더라도 직접 수술하는 것이 맞지 않는 의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입원전담전문의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인식 개선 절실하고 상급종합병원 편입 긍정적"
"입원전문의 모호한 정체성 항상 고민"
"입원환자 중요성 강조돼 앞으로 입원의학과 역할 등 부상할 것"
"수가 유연성 확보돼야 하고 장기적 차원에서 제도적 지원 필요"
Q. 다른 병원 입원전담전문의들과의 교류는 어떠한가
이정환 교수 : '입원의학과'나 '통합내과' 등 최근에는 각 병원별로 형태는 다르지만 과도 운영하고 있어 연구회 등의 모임 교류가 생겨났다. 거기에서도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정체성 문제다. 어떤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굉장히 고민 중이다.
Q.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면
이정환 교수 : 입원전담전문의, 입원의학과를 독립된 과로서 인정하는 분위기는 자리 잡았다. 외과는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 지원자들의 고민이 있는 것 같고, 내과계의 인식은 바뀐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전공의 부족을 시작으로 이 제도를 논의했다 보니, '전공의 5년차'라는 뿌리 깊은 인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남아 있다.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느낌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대폭 늘면 각 의료기관마다 입원의학과 운영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시스템도 활성화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입원전담전문의가 워낙 소수이다 보니 목소리를 내기 힘든 측면도 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적극 지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의료기관의 입원전담전문의들도 인식 개선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김잔디 교수 : 환자분들에게 아직도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에 대한 설득을 무척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보통, 수술한 주치의에 대한 신뢰가 높으니 입원전담전문의가 담당으로 오면 불안해 하는 거다. 그래서 굉장히 긴 시간에 걸친 설명이 필요하다. 인식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Q.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포함에 대한 견해는
이정환 교수 : 병원마다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도입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중증 환자를 많이 다루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앞으로 입원환자 관리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입원의학과 또한 앞으로는 주요 분과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적극 도입, 시스템에 적응해 나가면 환자 케어 및 의료 질(質) 향상 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기부터 입원의학과 틀을 갖춰 출발한 인하대병원도 운영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의료기관도 함께 해 줘야 하는 시점이다.
Q.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이 있다면
이정환 교수 :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포함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제도 도입 초기에 비해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관심은 많이 식은 상황이다. 또한 수가 제도가 아직도 경직돼 있다. 추가적인 가산을 통해 유연한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성과 입증도 중요하다. 기여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앞서 언급했던 정체성 수립과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이 같은 노력이 필수적이다. 입원전담전문의와 관련한 학문적 정체성을 비롯한 병원 내 명확한 역할 규정, 성장에 대한 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
출처 :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887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