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운영기관·병동 늘었지만 전문의는 서울 142%↑
[메디컬투데이=이한희 기자]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서울 외 지역에서 병동은 늘어났으나 전문의는 서울에서 140%이상이 증가하면서 운영 수요에 비해 전문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연구팀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한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된 ‘전공의 정원 구조 합리화 정책’ 및 2015년 12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제정으로 인해 의료현장에서 입원환자 진료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던 전공의 인력 감소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적 향상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맞물려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내과학회 및 대한외과학회가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를 발족하고 지난 2015년 11월부터 전국 4개 기관에서 민간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의료의 질적 향상, 환자 및 의료진의 높은 만족도 등 민간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를 ‘입원전담전문의’로 명명하고 지난 2016년 9월부터 정부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운영 현황은 기관 56개소, 병동 162개, 전문의 30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범사업 후반인 2020년 5월 기준 기관 45개소, 병동 90개, 전문의 249명애 비해 기관 11개소, 병동 72개, 전문의 54명이 증가한 것으로 시범사업에서 본 사업으로 전환이 제도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종별 분포를 살펴보면 같은 기간 상급종합병원의 운영이 빠르게 확대되는 것에 반해 종합병원급 기관의 운영규모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운영기관이 10개소 증가하는 동안 종합병원급 운영기관은 1개소 증가했으며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38% 증가한 반면 종합병원에서는 12% 감소하는 등 종별 차이가 뚜렷하게 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외 지역에서 운영기관 및 병동 확대가 더 뚜렷했으나 전문의는 오히려 서울 외 지역에 비해 서울에서 증가(142%)하는 모습으로 서울 외 지역의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수요는 높으나 전문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료유형별로는 전체 운영 병동 중 1형 병동(주 5일주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8%로 1형 병동 위주의 성장세가 뚜렷하며 2형(주 7일간) 및 3형(24시간) 운영 병동의 확대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입원환자 전담전문의의 관리료 청구 현황을 살펴보면 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 전환 이후 상급종합병원, 서울 지역, 1형 유형 중심의 확산세가 더욱 뚜렷하다.
유형별 총 사용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1형은 23만 989건, 2형은 5만 1828건, 3형 2만 3724건으로 1형 유형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 통계에서도 본 사업 전환 후 서울의 1형 관리료 총 사용량은 296%(3만 8218건→11만 3483건), 서울 외 지역에서는 166%(7만 625건→11만 7506건)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서울의 총 사용량이 서울 외 지역의 총 사용량의 근접해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형 관리료의 경우 본 사업 전환 이후 총 사용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4분기 대비 2021년 3분기 총 사용량은 6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60%(7만 6419건→4만 5524건), 종합병원에서는 77%(8228→6304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입원전담전문의 본 사업의 수가구조는 전문의 근무형태에 따라 1형, 2형 및 3형으로 구분됐으며 각 유형별로 환자 수 대 입원전담전문의 수의 비를 25:1, 17:1, 10: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며 “실제 의료현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의 필요는 기관의 규모나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모두 다르며 중증 환자로 구성된 15병상의 병동과 경증 환자로 구성된 25병상의 병동 모두 입원전담전문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증도를 고려하지 않고 근무형태만을 고려한 수가구조에서는 모든 의료기관이 최대 환자 수 진료를 추구하게 되고 결국 경증의 많은 환자를 진료하도록 유도해 본 제도의 취지를 희석시키고 제도 확산의 장애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수가구조에서 각 진료유형별 수가구간을 세분화해 현장의 필요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