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2023.01.28. 헤럴드경제] “입원해도 인사만 하고 쌩” 몸값 높아진 의사 얼굴 보기도 힘들다?

  • 작성자

    정윤빈
  • 작성일자

    2023-01-30 09:58
  • 조회수

    58

[헤럴드경제 = 고재우 기자] A씨는 췌장암 치료로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주말 내내 담당 주치의를 보지도 못했다. A씨 남편은 “입원 환자 한번 들여다보지 않는 게 병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목 디스크가 터져 신경 수술을 받았다. B씨는 고통 때문에 주치의를 호출했으나, 병원 측에선 “바빠서 못 온다”고만 했다.

실제 환자들이 경험한 사례들이다. 병원에 입원해도 의사 보기가 힘들다. 회진에 잠깐 얼굴을 볼 뿐, 제대로 관리를 받았다는 경험담은 드물다. 심지어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들 때도 많다. 왜 그럴까?

전공의 1인 당 최대 40명에 이르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통계조사 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에선 10명이 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 전공의 개인 성향 등을 떠나 물리적으로도 환자를 제대로 돌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최근 공개한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치의 역할을 하는 전공의 1인 당 최대 환자 수가 40명을 초과하는 사례도 있었다. 실태조사는 지난 2022년 11월 16일부터 같은 해 12월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됐고, 전공의 1984명이 참여했다.

[게티이미지]

세부적으론, 전공의 1인당 1~10명(45.8%), 11~20명(29.9%), 21~30명(16.0%), 31~40명(4.4%), 41명 이상(3.9%) 등이었다. 쉽게 말해 주치의 4명 중 1명은 혼자서 입원환자 20명 이상을 봤다는 뜻이다.

더 문제는 목숨에 촌각을 다투는 분야일수록 더 전공의가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전공과별로 주치의 1인당 10명 초과 비율은 흉부외과(89.9%), 내과(88.0%), 신경외과(85.2%), 외과(83.7%), 응급의학과(82.0%)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하나 같이 목숨과 관련된 곳이다. 최대한 현실을 감안해도 주치의 1인당 환자 20명 이상을 관리하는 건 어렵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다르더라도 일부 환자가 치료에서 소외될 수 있을뿐더러 의료의 질 저하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생명을 다루는 과의 경우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응급환자가 발행할 수 있는데, 이 같은 환자가 수 명 발생 시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무에 밀려 정작 전공의의 교육 과정도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제도적으로도 보완책이 있다.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2020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본사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진료를 전담하는 전문의다. 즉, 입원 환자가 수술 후 상태 추이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전문의다.

하지만 제도만 있을 뿐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의사들이 해당 전문의로 지원하는 걸 꺼리는 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전공의 분야별 편차는 비단 입원전담전문의 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 전국 65개 소아청소년과 수련기관병원 중 42개 병원이 전공의 충원 ‘0명’을 기록했다. 10곳 중 7곳은 단 한 명도 뽑지 못한 것.

나머지 병원들 역시 1~2명 충원한 데에 그쳤고, 제대로 충원한 병원은 단 8곳뿐이었다.

외과, 산부인과 등도 모두 유사하다. 반면, 성형외과나 정신의학과 등은 모두 충원 100%를 달성했다.

강민구 대전협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1인당 환자 수 10명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최소 전공의 1인 당 환자 15명 정도를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o@heraldcorp.com 

출처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0127000710